연세대의 신설학과를 알아보았다

A New Pharmaceutical Science Track at Yonsei

ADMISSIONS · 김형균 · 2026-08-14

연세대의 신설학과를 알아보았다
연세대학교 약학대학이 2027학년도 신입학부터 '첨단약과학과'를 새로 만든다. 기존 약학과와 나란히 놓이는 4년제 학과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다. 약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을 주지 않는다. 약대라는 이름 아래 있으면서도 임상 약사가 아니라 다른 방향을 보고 설계한 학과다.

같은 약대, 다른 자격증

연세대 약학대학은 원래 2+4년제로 운영된다. 기초과학 2년을 마친 뒤 약학 4년 과정을 거쳐 약사 국가시험에 응시하는 흐름이다. 이번에 신설되는 첨단약과학과는 이 틀에서 한 걸음 비켜난다. 4년제로 운영되지만 약사 면허 시험 응시 자격은 부여되지 않는다.

같은 약학대학 안에 자격증이 나오는 학과와 나오지 않는 학과가 나란히 생긴다는 점 자체가 이례적이다. 대학 입장에서는 임상 약사 양성이라는 기존 트랙과 연구·산업 인력 양성이라는 새 트랙을 하나의 단과대학 안에서 분리해 운영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지원을 고려하는 학생은 학과명과 자격 요건을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 '약대'라는 이름만 보고 지원했다가 약사 면허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아는 일이 생길 수 있다.
핵심 정보

수시·정시 모집 인원

수시모집에서는 약학과가 18명(학생부교과 5명, 학생부종합 7명, 논술 1명, 특기자 5명), 첨단약과학과가 10명(학생부교과 4명, 학생부종합 6명)을 뽑는다. 정시모집에서는 약학과 12명, 첨단약과학과 5명이 일반전형으로 선발된다.

두 학과를 합쳐도 신입 정원 자체는 크지 않은 규모다. 첨단약과학과만 놓고 보면 수시 10명, 정시 5명으로 총 15명 수준이니 기존 약학과(수시 18명, 정시 12명, 총 30명)의 절반 정도다. 첫 입학생을 배출하는 2027학년도부터 경쟁률과 합격선이 어떻게 형성될지, 소수 정원 학과 특성상 매년 변동 폭이 얼마나 클지를 지켜볼 만하다.

재외국민전형으로 문을 두드리는 길

해외에서 학교를 다닌 학생들에게 더 중요한 건 재외국민과 외국인 특별전형 쪽 숫자다. 두 학과 모두 재외국민전형[2% 이내] 카테고리에 포함되며, 약학과 1명, 첨단약과학과 1명을 모집한다. 이 전형은 3월 신입학으로만 선발한다.
지원 자격은 까다로운 편이다. 국내 정규 고등학교 또는 해외 소재 고등학교 졸업(예정)자여야 하고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역년 기준 통산 3년(1,095일) 이상 국외에서 근무하거나 사업을 해야 한다. 학생 본인도 고교 과정 1개 학년 이상을 포함해 중·고교 과정을 3년 이상 해외에서 다녀야 한다. 그 해외 재학 기간 동안 매 학년 4분의 3 이상을 실제로 국외에 머물러야 한다는 요건도 함께 붙는다. 정확한 원서접수 기간은 별도로 발표될 2027학년도 모집요강에서 다시 확인해야 한다. 지금 공개된 시행계획 문서에는 명시되지 않았다.

세부 커리큘럼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솔직히 말하면 이 학과의 정확한 교육과정과 세부 진로 로드맵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연세대학교 입학처가 낸 2027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에는 학과명과 모집 인원, 학위 성격(4년제·약사시험 응시 자격 미부여)만 명시되어 있다. 구체적인 커리큘럼표나 신설 취지를 설명하는 별도 자료는 아직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지원을 실제로 고려한다면 이 부분은 추후 발표될 모집요강이나 약학대학 공식 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

다만 짐작해볼 근거는 있다. 약사 면허와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이름에 '첨단'이 들어간다는 점을 함께 보면 임상 현장의 조제·투약보다는 신약 개발이나 제약 산업 쪽 연구·기술 인력 양성에 무게를 둔 설계로 보인다. 실제로 연세대 약학대학은 이미 대학원 과정에 '제약산업학 협동과정'을, 의과대학과는 임상시험·제약의학·의약품정책경영을 다루는 '제약의료·규제과학' 협동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두 프로그램 모두 학부가 아닌 대학원 과정이어서 첨단약과학과와 직접 연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래도 연세대가 약학 생태계 안에서 이미 어떤 방향의 전문 인력을 키워왔는지를 보여주는 참고 지점은 된다.

약사 면허 없이도 열려 있는 길

전망을 이야기하려면 조금 더 넓게 봐야 한다. 약사 면허 없이 약학·생명과학 계열 학위로 제약바이오 업계에 들어가는 경로 자체는 이미 잘 닦여 있다. 제조(생산) 분야에서는 원료의약품이나 완제의약품을 만드는 공정을, 바이오 계열이라면 배양·회수·정제 공정을 맡는다. 품질관리(QC)는 제품의 순도와 규격을 검사한다. 품질보증(QA)은 원료 신뢰성과 제조 기록을 검증해 출하 전 품질을 책임진다. 연구개발·공정개발 직무는 실험실 규모의 공정을 실제 생산 규모로 키우는 스케일업과 기술이전을 담당한다. 대학원 진학까지 이어진다면 신약 후보물질의 약리·독성을 평가하는 연구실험 쪽으로도 진출할 수 있다. 이런 직무 대부분은 생명과학이나 화학 계열 전공을 기본 요건으로 삼는다. 첨단약과학과는 이 조건을 자연스럽게 충족시키는 전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조금 더 위쪽, 그러니까 대학원 단계까지 놓고 보면 진로는 한층 넓어진다. 연세대가 이미 운영 중인 제약의료·규제과학 협동과정을 예로 들면 졸업생들은 제약회사의 연구개발·학술팀, 식품의약품안전처 같은 정부기관, 병원의 임상시험 관련 부서, 정부출연연구소, 그리고 학계까지 다양한 곳으로 진출한다. 첨단약과학과가 정확히 이 트랙과 얼마나 겹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래도 적어도 같은 대학 안에 이런 상위 과정이 이미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은 이 신설 학과가 향할 수 있는 방향을 가늠하는 참고는 된다.


학과 이름 하나가 새로 생겼을 뿐이지만 그 안에 담긴 조건들은 해외에서 성장한 학생 각자의 시간표와 정확히 맞물려 있다. 다만 학과의 실제 색깔은 앞으로 공개될 모집요강과 커리큘럼에서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 지금 해외 고교 어딘가에서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면 이 숫자들이 조용히 자신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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