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을 전공한다

If You Love Theme Parks..

ADMISSIONS · 김형균 · 2026-10-04

놀이공원을 전공한다 안녕, 놀이공원에 가면 놀이기구보다 “이 많은 사람을 하루 종일 어떻게 움직이는 걸까”가 조금 더 궁금해지는 에디터 김형균이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도 대학 공부가 될 수 있을까. 

정확히 말하면 타는 법을 배우는 것은 아니다. 대신 한 번에 몇 명을 태울지, 대기 줄을 어떻게 관리할지, 직원을 어디에 배치할지 공부한다. 음식과 Merchandise를 어떻게 팔고 사고 위험을 어떻게 줄일지도 배운다. 손님이 정말 다른 세계에 들어온 듯한 경험을 하게 만드는 법도 수업의 일부다. 

미국 Florida주의 University of Central Florida, 줄여서 UCF에는 이 모든 것을 정식 학사 전공으로 만든 Bachelor of Science in Theme Park and Attraction Management가 있다.

학교 밖으로 나가면 진짜 놀이공원이 있다

이 전공을 설명하려면 먼저 UCF의 위치를 봐야 한다. 

UCF의 Rosen College of Hospitality Management는 Orlando에 있다. Walt Disney World, Universal Orlando Resort, SeaWorld 같은 세계적인 Theme Park가 모여 있는 도시다. 학교 공식 안내에 따르면 Universal의 Epic Universe는 Rosen College 바로 맞은편에 있다. 

2025년 문을 연 Epic Universe와 Rosen College 사이의 거리는 1마일도 되지 않는다. 학교는 단순히 놀이공원이 가까워서 즐겁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실제 산업이 움직이는 현장 옆에서 공부하고 일하며, Internship을 통해 업계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강의실에서 Marketing을 배운 뒤 몇 분 거리에 있는 Theme Park에서 수만 명의 방문객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직접 볼 수 있다. 교과서의 Case Study와 현실 사이의 거리가 유난히 가까운 학교다. 

원래부터 독립된 학과였던 것은 아니다 

이 전공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아이디어가 아니다. 

UCF에서 Theme Park and Attraction Management 교육이 시작된 것은 2001년이다. 당시에는 Hospitality Management 안의 한 Track이었다. 2020년에는 Undergraduate Certificate로 발전했고, 학생 수요와 산업 성장에 따라 2023년 가을 독립된 Bachelor’s Degree가 됐다. 

학교는 20년 넘게 관련 수업을 운영한 뒤 이를 하나의 전공으로 확대한 셈이다.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도 교수진만 참여하지 않았다. 학생과 졸업생, Attraction Industry에서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도 의견을 냈다고 UCF는 설명한다. 

Theme Park라는 이름 때문에 가볍게 보일 수 있지만, 전공이 생긴 배경은 철저히 산업적이다. 놀이공원은 놀이기구 몇 대를 설치한다고 돌아가는 공간이 아니다. 운영과 인력 관리, 음식, Merchandise, Marketing, Finance, Entertainment Production, Technology, Project Management가 동시에 맞물리는 거대한 사업체다.

UCF가 이 분야를 별도의 Management Degree로 분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롤러코스터보다 사람을 움직이는 법을 배운다

학과 이름만 보고 가장 먼저 오해하기 쉬운 점이 있다. 

이곳은 기본적으로 Engineering 전공이 아니다. 롤러코스터의 Rail 구조나 Motor를 계산하는 대신, Theme Park라는 거대한 공간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를 배운다. UCF는 이 프로그램이 Management와 Creative, Technology를 함께 다룬다고 설명한다. 

필수과목 이름을 보면 전공의 성격이 바로 드러난다. Introduction to Theme Parks and Attractions, Merchandise Management in Theme Parks and Attractions, Managing the Guest Experience in the Theme Park and Attraction Industry, Managing the Employee Experience in the Theme Park and Attraction Industry, Operational Issues in the Theme Park and Attraction Industry, Project Management in the Theme Park and Attraction Industry 등이 포함된다. 

특히 눈에 띄는 과목은 Culinary Experiences in Theme Parks and Attractions다. 놀이공원의 음식을 단순히 배고픈 방문객에게 Hamburger를 파는 사업으로 보지 않는다. 음식도 Theme과 Storytelling을 완성하는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실제 Theme Park의 Food and Beverage Experience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공부한다. 

선택과목은 더 구체적이다. Risk Management in Theme Parks and Attractions, Entertainment Law and Ethics, Revenue Strategies in the Entertainment Industry, Narrative in the Theme Park and Attraction Industry, Technology and Innovation in the Theme Park and Attraction Industry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손님에게는 보이지 않는 놀이공원의 일들이 이곳에서는 전부 과목이 된다.

음식 하나도 세계관의 일부가 된다

커리큘럼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Theme Park가 왜 Hospitality와 연결되는지도 알 수 있다. 

Epic Universe가 문을 열기 전, UCF의 Culinary 수업에서는 공개된 여러 World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Sample Menu를 만들었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고르는 과제가 아니었다. 특정 Intellectual Property와 공간의 분위기에 음식이 어떻게 어울려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프로젝트였다. 

다른 수업에서는 Epic Universe가 주변 지역의 경제와 사회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Research and Development부터 실제 Operations와 Guest Experience까지, 공원이 만들어지는 흐름도 따라갔다. 일부 학생은 Universal이 제시한 조건에 맞춰 Guest Experience Concept을 만든 뒤 회사 관계자에게 직접 발표했다. 

이쯤 되면 놀이공원을 공부한다는 말의 범위가 생각보다 넓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방문객이 어떤 길로 걷고 어디에서 멈추는지, 무엇을 먹고 직원에게 어떤 응대를 받는지 모두 Experience Design에 포함된다. 공원을 나설 때 어떤 기억을 가지고 돌아가게 할지도 마찬가지다. 

눈앞에서는 Roller Coaster가 가장 크게 보인다. 하지만 그 뒤에서 이루어지는 수백 개의 작은 결정이 이 전공의 진짜 공부거리다.

Internship이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이다 

이 전공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조건 중 하나는 Internship이다. 

UCF의 현재 Degree Requirements에는 Internship I, Internship II, Internship III가 모두 들어 있다. 공식 프로그램 소개에서도 학생들이 졸업 전 세 차례의 Required Internship을 거친다고 강조한다. 

학교가 있는 도시를 생각하면 선택지도 독특하다. UCF가 공개한 주요 산업 연결처에는 The Walt Disney Company, Universal Destinations & Experiences, SeaWorld, Hershey Entertainment & Resorts, Dollywood, Merlin Entertainments, Six Flags 등이 있다. Rosen College 전체로는 100곳이 넘는 Hospitality Industry Partner와 협력한다고 학교는 밝히고 있다. 

UCF가 이 전공을 만들기 전부터 Walt Disney World와 Universal Orlando는 Rosen College 학생들의 주요 Internship 고용처였다. Theme Park 관련 교수진도 Ride Operations, Merchandise, Food Service, Event Management, Finance, Entertainment Production, Information Technology, Creative Development 등 여러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고 학교는 설명한다. 

따라서 이곳의 대학생활은 강의실에서 Theme Park의 개념만 배우고 끝나는 구조와는 거리가 멀다. 

수업이 끝난 뒤 실제 공원으로 출근하는 학생이 있을 수 있는 곳이다. 

Epic Universe가 옆에 생기자 공원 자체가 교재가 됐다 

UCF의 위치가 얼마나 특별한지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는 Epic Universe다. 

Universal의 새 공원이 2025년 개장하자 Rosen College 교수들은 이를 바로 수업에 활용했다. UCF는 Epic Universe가 학생들에게 Living Case Study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학생들은 공원이 주변 지역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Attraction이 만들어지는 흐름과 Guest Experience를 연구한다. 일부 학생은 공원의 Design과 Construction, Operations Development에 참여했다. 담당 교수에 따르면 Attraction을 정식 개장 전에 점검하고 준비하는 Commissioning 업무에도 여러 학생이 참여했다. 

새로운 Theme Park를 강의실에서 Case Study로 배우는 것과 몇 블록 떨어진 곳에서 실제로 만들어지는 모습을 함께 보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이다. 

건물이 올라가고 직원이 채용된다. 도로가 바뀌고 주변 Hotel과 Restaurant도 함께 움직인다. 이 모든 일이 교실 밖에서 동시에 벌어진다. 

적어도 이 전공에서만큼은 Orlando라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실습실인 셈이다. 

졸업한다고 Roller Coaster Engineer가 되는 것은 아니다 

Theme Park 전공이라고 하면 졸업 후 놀이기구를 설계할 것 같지만, 이 학위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Management다. 

UCF가 제시하는 진로에는 Attraction Development Specialist, Attraction Operations Manager, Creative Director, Entertainment Production Manager, Guest Experience Manager, Project Manager, Revenue Strategy Analyst, Safety and Risk Management Coordinator 등이 있다. 

물론 Theme Park Industry에는 Mechanical Engineering, Civil Engineering, Electrical Engineering, Software Engineering, Show Engineering 같은 기술직도 있다. UCF도 별도의 Engineering 과정과 Themed Experience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하지만 Theme Park and Attraction Management는 기술을 직접 설계하는 전공이 아니다. 여러 기술과 사람, 서비스가 모인 거대한 조직과 Experience를 운영하고 연결하는 쪽에 가깝다. 

따라서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놀이공원을 좋아하는 마음만이 아니다. 

회계를 이해하고 직원과 손님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Revenue를 분석하고 사고 위험을 줄이며, 정해진 예산과 일정 안에서 프로젝트를 실제로 열 수 있어야 한다. 

놀이공원이 좋아서 입학하지만 졸업할 때는 제법 본격적인 Business Degree를 들고 나오게 되는 셈이다. 

국제학생도 지원할 수 있다

이 전공에 지원할 때 별도의 Theme Park Audition을 보지는 않는다. 

UCF 공식 안내에 따르면 Rosen College의 대부분 학부과정은 별도의 College Application 없이 UCF의 일반 학부 입학 절차를 따른다. Freshman과 Transfer뿐 아니라 International Admission도 받는다. 

Portfolio를 준비하거나 공연 Audition을 치러야 하는 예술 전공과는 구조가 다르다. Theme Park and Attraction Management는 기본적으로 Hospitality와 Management 계열의 Bachelor of Science다. 

다만 전공을 선택할 때는 학교 이름뿐 아니라 위치와 경험 구조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 차례의 Internship이 학위과정에 포함되고, 세계적인 Attraction Operator들이 학교 주변에 모여 있다는 사실은 Curriculum 표만 봐서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UCF는 Rosen College 졸업생의 97%가 졸업 후 Full-Time Job을 얻는다고 홍보한다. 다만 이 수치는 Theme Park and Attraction Management 전공생만 따로 집계한 취업률이 아니다. 프로그램 홍보에서 제시한 Rosen College 전체의 취업 성과로 읽는 편이 안전하다. 


결국 놀이공원을 전공한다는 건 처음에는 조금 웃겼다. 

대학에서 놀이공원을 전공한다니. 수업 시간에 Roller Coaster를 타고 Popcorn 맛을 평가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하지만 Curriculum을 하나씩 살펴보면 정반대다. 

누군가에게는 하루 놀다 돌아오는 공간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거대한 산업이다. 수천 명의 직원을 움직이고 안전을 관리해야 한다. 음식을 만들고 Technology를 운영하며 매출도 계산한다. 수백만 명의 기억을 설계하는 일까지 포함된다. 

UCF 학생들은 이 공간을 손님의 눈이 아니라 운영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법을 배운다. 

이 시리즈에서 소개하는 특이한 전공이 재미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이름만 보면 이상하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면 그 학과가 생길 수밖에 없었던 세계가 하나씩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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